플랫폼 경제 시대의 소상공인 경쟁력 제고 전략: 디지털 전환 지원정책의 국제 비교

디지털 플랫폼 경제의 급속한 확산은 소상공인 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 확대로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으며, 이에 적응하지 못한 소상공인은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92조원으로 2018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나, 소상공인의 온라인 플랫폼 참여율은 37.6%에 그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플랫폼 경제 시대에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 지원정책을 국제 비교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플랫폼 경제와 소상공인의 디지털 격차

한국의 소상공인은 디지털 역량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디지털 기술 활용도는 대기업의 43% 수준에 불과하며, 특히 50대 이상 경영자의 디지털 역량은 30대 경영자의 절반 수준입니다. 디지털 전환의 장애요인으로는 '전문 인력 부족'(42.3%), '비용 부담'(38.7%), '관련 지식 부족'(35.2%)이 가장 많이 지적되었습니다.

이러한 격차는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 간 협상력 불균형으로 이어져, 중개 수수료 부담(평균 8~15%), 불공정 알고리즘(검색 노출 차별), 데이터 접근성 제한 등의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플랫폼의 자체 상품 출시(PB) 확대는 소상공인의 경쟁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국의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지원정책

싱가포르: 통합적 디지털 전환 로드맵

싱가포르는 'SMEs Go Digital'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별 디지털 로드맵을 제공하고, 기업의 성숙도에 따른 단계별 지원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23개 산업별 맞춤형 디지털 솔루션 패키지(Industry Digital Plans)를 개발하여 소상공인이 자신의 업종에 적합한 디지털화 경로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2018년 출범 이후 8만여 소상공인이 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으며, 참여 기업의 생산성은 평균 22% 향상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독일: 디지털 역량 중심 접근

독일의 'Digital Now' 프로그램은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 투자에 대한 직접 보조금(최대 50%, 최대 5만 유로)과 함께, Mittelstand 4.0 역량센터를 통해 실무 중심의 디지털 교육을 제공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기술 도입 자체보다 기업가와 직원의 디지털 리터러시 향상에 중점을 둔다는 점입니다. 26개 지역 역량센터는 각 지역의 산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 네트워킹을 제공하여 지식 전파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프랑스: 플랫폼-소상공인 상생 생태계 구축

프랑스는 'France Num' 이니셔티브를 통해 디지털 전환 지원과 함께, 플랫폼 경제에서 소상공인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Platform-to-Business(P2B) 규제'를 통해 플랫폼 기업들의 랭킹 알고리즘 투명성 의무화, 데이터 공유 요건, 불공정 계약 금지 등을 규정하여 소상공인이 보다 공정한 조건에서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지역 중소 플랫폼과 소상공인의 협업을 촉진하는 'Local Digital' 프로그램을 통해 대형 플랫폼에 대한 대안적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전략

한국 소상공인의 효과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싱가포르 사례를 참고하여 업종별 맞춤형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개발하고, 소상공인에게 명확한 디지털화 경로를 제시해야 합니다. 현재의 일반적 디지털 바우처 지원에서 탈피하여, 음식점, 소매업, 서비스업 등 주요 업종별 디지털화 모델과 단계별 지원체계가 필요합니다.

둘째, 독일 사례를 참고하여 디지털 역량 진단부터 컨설팅, 솔루션 도입, 사후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디지털 전환 패키지'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합니다. 특히 소상공인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실무 중심의 교육과 멘토링을 강화하고, 지역별 디지털 역량센터를 확충하여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프랑스 사례를 참고하여 소상공인의 플랫폼 협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공정한 데이터 접근권, 알고리즘 투명성, 합리적 수수료 책정 등을 보장하는 플랫폼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기반 중소 플랫폼 육성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다양한 디지털 채널 옵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플랫폼 경제 시대에 소상공인의 경쟁력은 디지털 전환 역량에 크게 좌우됩니다. 해외 사례가 시사하듯, 효과적인 디지털 전환 지원정책은 단순한 기술 보급을 넘어 체계적인 로드맵 제시, 역량 강화, 그리고 공정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은 플랫폼 경제의 수동적 참여자가 아닌, 디지털 혁신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금융포용과 디지털 금융 리터러시: 세대간 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 방법론

지역화폐와 소상공인 경제 활성화의 상관관계: 지역순환경제 관점에서의 실증분석